사람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억과 창의성 그리고 지능과 같은 성인의 인지능력은 발달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퇴화하기 시작합니다.
노화와 기억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가 들어도 잘 기억하는 것이 있습니다. 최근의 사건뿐만 아니라 10대부터 30대의 경험을 가장 잘 기억한다고 하는데 지난 50년 동안 가장 중요한 사건 한~두 개를 회상해 보라고 하면, 10대나 20대의 기억을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이 시대의 기억은 대학입학, 첫사랑, 첫 취업, 첫 결혼 등 삶에서 가장 중요한 첫 경험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인간의 노화와 기억을 연구하기 위한 실험을 통해 밝혀진 사실은 40세가 넘으면 10년 전보다 기억력이 쇠퇴하는 사람이 약 2/3 정도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데이비드 숀필드와 베티 앤 로버트슨은 이와는 다른 흥미로운 실험을 했는데 다양한 연령대의 성인들에게 24개의 단어를 2가지 방법으로 나누어서 기억하게 하였습니다. 하나는 아무 단서 없이 무조건 단어자체를 암기하게 하였고 두 번째는 단어와 연관된 선택지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단어를 다시 인식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결과는 놀랍게도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기억을 잘하였습니다. 따라서 노인의 기억력의 열쇠는 어떤 인출과제를 사용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즉 기억하려고 하는 것이 단지 아무 단서도 없이 회상만 하도록 요구한 것인지, 아니면 연관된 기억을 살려 재인하도록 한 것인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노인들은 점점 쇠퇴하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기억능력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간관리와 메모하는 습관등에 더 의존하게 됩니다.
기억능력과 학습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복합적이지만 매우 중요한 문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는 문제는 개인차가 크게 나타납니다. 20대의 젊은 층에서도 학습과 기억능력에서 개인차는 나타나지만, 70대 노인층에서는 더 큰 개인차가 나타납니다. 무조건 70대 노인이 20대 젊은이보다 열등한 것은 아니고 어떤 노인은 20대보다 대등하거나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때도 있습니다.
노화와 지능
노화와 지능 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새로운 정보를 회상하는 능력과 마찬가지로 점진적으로 쇠퇴하는가? 아니면 의미 있는 정보를 재인하는 능력과 같이 일정하게 유지되는가? 이 물음에 대한 계속되어 온 답은 재미있는 결론에 도달하는데, 심리학의 자기 수정 과정을 예를 들어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1단계 : 지능 감소에 대한 횡단적 증거
횡단적 연구에서는 연구자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을 검사하고 비교합니다. 대표적 표본들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해보면, 젊은이보다 노인이 정답을 맞히는 횟수가 더 적은 결과가 나옵니다. 따라서 성인용 지능검사를 개발한 데이비드 웩슬러는 "연령에 따라서 정신능력이 감퇴하는 것은 유기체 전반에서 일어나는 보편적 노화과정의 한 부분이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정신능력의 감소라는 견해가 오랫동안 도전받지 않은 채 받아들여졌고 많은 기업들은 젊고 유능한 사람들로 나이 든 사람들을 대체하는 것이 이득일 것이라는 가정하에 강제적인 은퇴정책을 수립하였습니다.
2단계 : 지능 안정성에 대한 종단적 증거
1920년경에 대학에서 신입생들을 상대로 지능검사를 실시하자, 많은 심리학자들은 지능에 대한 종단적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즉, 동일한 사람을 대상으로 일정한 기간이 지날 때마다 재검사를 실시하는 것입니다. 이때 예상한 연구자들의 결과는 대략 30세가 넘으면 지능이 감소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들이 얻은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즉, 거의 말년이 되어서도 지능은 안정된 상태로 유지되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어떤 검사는 오히려 지능이 증가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이렇게 보다 낙관적인 견해에 따라서 지능이 연령에 따라서 급격하게 쇠퇴한다는 주장은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3단계 : 경우에 따라 다르다
그렇지만 논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선 종단적 연구 자체가 문제를 가지고 있고 종단적 연구가 종료될 때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은 지능이 쇠퇴할 가능성이 적은 똑똑하고 건강한 사람들일 수가 있습니다. 영국의 케임브리지에서 2,000명 이상을 75세가 넘을 때까지 추적 조사한 연구에서와 같이 조사대상자의 탈락을 조정하게 되면 가파른 지능감퇴가 나타납니다. 연령이 85세가 넘었을 때 특히 지능이 감퇴합니다.
지능이 단일 특질이 아니고 복합체라는 사실은 연구결과는 더욱 복잡해지게 만들어지는데 사고의 속도를 평가하는 지능검사는 노인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데, 신체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체계가 느려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길을 가다가 옛 친구를 만났을 때, 이름이 빨리 떠오르지가 않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느리다는 것이 지능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인 어휘, 지식, 그리고 정보를 통합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를 실시할 때는 노인들이 꽤나 잘 해내기도 합니다. 캐나다에서 실시한 실험 "한때 뉴칼레도니아라고 알려졌던 지역은 어디인가?"와 같은 물음에 답하는 데 있어서 젊은이들보다 노인들이 더 우수한 성적을 냈습니다.
지혜 검사
독일 연구자인 폴 발테스와 그의 동료들은 '인생에서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하였을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충고'를 평가하는 '지혜' 검사를 개발하였습니다. 이들의 결과는 노인이 이 검사에서 더 우수한 성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30세가 재빠르게 생각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는 회사 사장이나 대학 총장 또는 국가 수장으로 나이 든 사람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나이는 곧 지혜롭고 현명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지능이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것이냐 아니면 감소하는 것이냐의 문제는 측정하는 지능성과의 유형에 달려있습니다. 결정지능, 즉 어휘와 유추검사에 반영된 한 개인의 누적된 지식은 연령에 따라 증가합니다. 유동지능, 즉 새로운 논리문제를 해결할 때처럼 신속하고 추상적으로 추리할 수 있는 능력은 75세 정도까지는 서서히 감소하다가, 85세 이후가 되면 급격하게 감소합니다.
따라서 지적인 성과는 나이에 따라 증가하거나 감소하기도 하며, 무엇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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