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상태

의식에 대한 심리학 연구의 역사를 알아보고, 의식적 정보처리와 무의식적 정보처리를 대비시켜 의식상태를 연구해보려고 합니다.

의식적 정보처리와 무의식적 정보처리

 

의식상태의 기술과 설명

오랫동안 심리학자들은 의식을 연구하고 토론해 왔습니다. 의식에 관한 연구는 처음에 무척 적극적으로 시작하였고 점점 신중하고 깊이 있게 진행되었고, 시간이 흐른 현재는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습니다. 심리학이 출발할 당시에는 '의식상태의 기술과 설명'으로 규정되었습니다(ladd, 1887). 그러나 의식에 대한 심리학 연구는 과학적으로 하기가 어려워 20세기 전반의 많은 심리학자들이 행동을 직접적으로 관찰하는 이른바 '행동주의' 연구를 진행하는 새로운 심리학파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오늘날 많은 심리학자에게 있어서 의식이란 자신과 환경에 대한 자각입니다. 자동차 운전으로 비유하면 운전자는 차를 운전할 때 자동차뿐만 아니라 교통상황까지 집중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연습을 통해 자동화되고 더 이상 일방적인 주의를 하지 않아도 됨으로써 의식이 다른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해 줍니다. 만약 누군가에게 책상에 앉아서 책을 읽으면서 몸의 무게가 엉덩이를 압박하고 있는 것에 주의를 집중하라고 하면, 일시적으로 책 읽기가 중지됩니다.

의식은 잠재되어 있는 수많은 정보를 물밑에서 육지로 떠오르게 하고, 그 정보들을 자세히 보고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해 줍니다. 의식적 자각은 자발적으로 심적 상태를 통제하고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게 해 주지만, 의식은 단지 정보처리라고 하는 작은 점에 불과할 뿐입니다. 의식적으로 지각하지 않는 자극을 받아들이고 그 자극에 반응을 합니다. 컴퓨터 키보드를 사용할 때 자판이 어디 있는지 신경 쓰지 않고 키보드를 두드릴 때처럼, 잘 학습된 과제는 자동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자각하지 않은 채 태도를 바꾸고 기억을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만날 때, 즉각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의 성별, 연령, 그리고 외모에 반응을 보인 후에야 자신의 반응을 자각하게 됩니다.

어떤 이론에 의하면, 상호연결된 두뇌영역 사이에서 영향을 미쳐 생기는 두뇌활동이 최소일 때 의식이 촉발됩니다. 스티븐 콜슬린과 올리비에 쾨니히는 두뇌 사건과 의식의 관계는 기타 연주에서 줄의 개별음계와 화음 간의 관계와 같다고 말하였습니다. 화음이 서로 다른 음계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것처럼 의식도 개별 두뇌사건들의 상호작용에서 발현된다는 것입니다.

의식과 연계된 신경학적 활동

벤자민 리베(Benjamin Libet, 1985, 2004)는 의식과 연계된 신경학적 활동을 밝혀내기 위해 일련의 획기적인 실험을 하였는데 모든 음계가 들리고 난 직후에 화음을 경험한다는 사실을 관찰하였으며, 의식도 두뇌사건보다 약간 지체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손목을 의식적으로 움직일 때, 실제 움직임보다 0.2초 정도 앞서서 움직이겠다는 결정을 의식적으로 경험합니다. 여기까지는 놀라울 점이 없지만, 두뇌의 뇌파는 그 결정의 의식적 지각보다 0.35초 앞서 급등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결정을 스스로 알기에 앞서 두뇌는 이미 그 결정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으로 유추됩니다. 마찬가지로 촉감을 느낄 때 버튼을 누르도록 요청한다면, 1/10초 내에 반응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은 우리가 반응하였다는 것을 의식하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짧습니다(Wegner, 2002). 이러한 실험으로부터 내릴 수 있는 놀라운 결론은 마치 의사결정이라는 파티에 의식이 때때로 늦게 참석한다는 것입니다.

의식적 처리는 병행적으로 동시에 발생하는 무의식적 정보처리와 달리, 순차적으로 일어납니다. 의식은 상대적으로 느리며 제한된 용량을 가지고 있지만,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데 유능합니다. 의식은 마치 많은 비서들이 일상적 업무를 자동적으로 처리해 주는 경영자와 같습니다. 익숙한 길을 자동차를 운전하고 갈 때는 손과 발이 운전을 하는 동안 마음은 다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행기를 운행할 때 자동항법장치를 사용하면 의식, 즉 마음의 경영자는 전체 시스템을 모니터링을 하며 새로운 도전거리를 처리하게 됩니다.

의식적 주의

의식적 주의를 필요로 하는 새로운 실험을 할 것입니다. 당신이 만약 오른손잡이라면, 오른발을 부드럽게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리고, 오른손으로 숫자 3을 반복적으로 적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두 가지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도 모르게 오른발도 3을 적고 있음을 발견할 것입니다. 이 실험은 의식적 주의를 필요로 하는데, 의식적 주의는 한 번에 한 곳에만 집중할 수가 있습니다. 만일 모든 일이 동시에 발생하지 않게 만드는 자연의 방법이 시간이라면, 의식은 모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한 번에 할 수 없게 만드는 자연의 방법입니다.

우리의 마음에 있는 극장에서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고 상상을 해 봅시다. 잠자는 사람의 선명한 꿈의 초연이 진행 중입니다. 여태껏 한 번도 관람한 적이 없었던 심적 공연은 너무나도 독창적이고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매우 복잡하고 사실인 것처럼 보이는 구성으로 만들어진 매혹적인 등장인물들을 보여 주기 때문에 관객은 나중에 그것이 창작품이라는 사실에 매우 놀라게 됩니다.

어려운 꿈에서 깨어나서 꿈이 초래한 감정을 되새기는 우리들은 이렇게 불가사의한 의식상태를 궁금해하게 됩니다. 우리는 인간의 두뇌가 얼마나 창조적이고 다양하며 완벽하게 또 다른 의식세계를 구성하는 것에 놀라며 꿈꾸는 의식과 깨어있는 의식의 경계에서 어느 것이 실재이고 아닌지의 혼란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최면, 마약이 초래하는 환각상태와 죽음에 가까이 다가선 시각경험 등과 같은 의식상태를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도 궁금하게 됩니다.

의식이 무엇인지 각 분야에서 밝히려고 노력하지만 너무나 근원적인 개념이라 정의를 내리기가 불가능합니다.

생물학자들은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서 동의하지만, 생명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습니다. 물리학도 마찬가지입니다. 물질과 에너지는 단순한 정의를 내릴 수가 없습니다. 심리학에서도 의식은 근원적이지만 파악하기 힘든 개념이라고 심리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