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사회에서 사고가 먼저이고 이후에 언어가 출현한 건지, 아니면 언어가 없이는 사고할 수 없는 것인지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언어결정
언어학자 벤자민 리 워프는 언어가 사고방식을 결정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워프(1956)의 언어결정론 가설에 따르면, 서로 다른 언어는 실재를 서로 다르게 개념화시킵니다.
워프의 가설은 단 하나의 언어만을 사용하며 언어는 단지 사고를 전달하는 수단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통용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영어와 한국어와 같이, 두 가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각자 서로 다른 언어로 서로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이 확실하게 나타납니다. 영어는 분노나 기쁨처럼 풍부한 자기중심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어휘가 많은 반면, 일본어는 공감과 같이 대인관계적 정서를 표현하는 어휘가 더 많습니다. 많은 이중언어 사용자들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자기 감이 생긴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북미지역으로 이민 온 이중언어 사용자들에게 동일한 성격검사를 두 가지 언어로 실시하였을 때 결과는 서로 다르게 나온 걸 보면 이가 증명됩니다.
마이클 로스, 일레인 순, 그리고 앤 윌슨(2002)은 중국에서 태어나서 캐나다 워털루 대학교에 다니는 이중언어 학생들에게 자신을 영어로 또는 중국어로 기술해 보도록 요청함으로써 이 사실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영어로 자신을 기술할 때는 전형적인 캐나다 사람으로 기술하였습니다. 상당히 긍정적인 자기 진술과 기분을 표현하였습니다. 하지만 중국어로 기술하였을 때는 전형적인 중국인이었습니다. 중국 가치에 공감하였으며 긍정적 자기 기술과 부정적 자기 기술이 대략 절반 정도가 되었습니다.
언어의 학습
언어를 학습하는 것은 문화를 학습하는 것입니다. 한 언어가 사라지게 되면 그 언어에 의존하는 문화와 사고를 상실하게 됩니다. "한 종족을 말살하려면, 그들의 언어를 파괴하라"라고 신인 조인 하르호는 말합니다.
언어가 우리의 사고방식을 결정한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입니다. 모양과 색깔을 나타내는 단어가 없는 파푸아 뉴기니 사람들도 우리와 아주 유사하게 모양과 색깔을 인식합니다. 하지만 언어는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임에 틀림없습니다. 브라질에서 고립생활을 하고 있는 피라니아 부족은 숫자 1과 2에 대한 단어를 가지고 있지만, 그 이상의 수는 없고 오직 '많다'라는 언어만 있습니다. 따라서 일곱 개의 도토리를 일렬로 배열한 것을 보여 주면, 똑같은 수를 스스로 배열하는 데 어려워합니다. 영국, 프랑스 , 아니면 에티오피아에 살든지 간에 사람들은 색깔을 표현하고 기억하는 데 자신들만의 언어를 사용합니다. 세 가지 색을 보면서 여러분이 두 개는 '빨강'으로 나머지 하나는 '파랑'이라고 불렀다고 상상해 보자. 나중에 여러분은 두 빨간색을 실제보다 더 유사하게 보고 회상할 가능성이 큽니다. 두 가지 빨간색에 서로 다른 단어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인들은 두 빨간색의 차이를 더 잘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색채 스펙트럼에서 파랑은 녹색과 맞물려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파랑'과 '녹색'의 경계선 양 편에 있는 두 색을 상대적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색채 스펙트럼에서 동일한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두 개의 상이한 파랑에 동일한 이름을 부여하게 되면 나중에 구분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색깔에 서로 다른 이름을 부여할 때 지각된 차이가 커지게 됩니다.
언어가 사고에 미치는 영향력
언어가 사고에 미치는 미묘한 영향력을 감안할 때,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을 처녀라고 호칭하는 것이 여성의 낮은 지위를 가정하는 것일까요? 대명사 '그'를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어떤가요? '아동은 그의 보호자와 상호작용하면서 언어를 학습한다'라고 표현하는 것과 '아동들은 자신의 보호자와 상호작용하면서 언어를 학습한다'라고 표현하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혹자는 모든 독자들이 '남성 대명사 표현이 여성을 포함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많은 연구들은 사람들이 보편적 대명사 '그'를 듣게 되면, 남성을 떠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언어를 확장한다는 것은 사고능력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어린 아동에게 있어서 사고는 언어와 함께 발달합니다. 실제로 언어 없이 추상적 아이디어를 생각하거나 개념화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수화를 통해 어휘 능력을 증진시키는 것은 청각장애인에게 상당한 도움을 주어왔습니다. 청각장애인은 오랫동안 일반적인 사회활동이나 도전적인 일을 수행하는 데 부적합할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하지만 청각장애인이 학령기 이전에 수화를 배우고 수화로 교육을 받으면 일반인과 똑같이 일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하게 나타납니다. 수화를 하는 청각장애인 부모의 아이들은 수화로 모국어를 유창하게 발전시키며, 지능과 학업성취에서 유창하지 못한 청각장애인 아동들을 압도적으로 능가합니다.
이중언어 장점
어휘능력의 증진은 캐나다 맥길 대학교 심리학자 위러스 램버트가 이중언어 장점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한 언어를 사용하면서 다른 언어의 사용을 안 하는 것을 배운 이중언어 아동은 무관한 정보에 쏠리는 주의를 억제하는 능력도 우수합니다. 문장이 문법적으로 올바른 것인지를 물어보면, 문법에만 효율적으로 주의를 집중할 수가 있습니다.
램버트는 영어를 사용하는 아동이 프랑스어를 잘 구사하게 만드는 캐나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참여하였습니다. (1981년부터 1999년까지, 프랑스어에 몰입한 퀘벡 이외의 지역에 사는 캐나다 아동의 수는 65,000명에서 280,000명으로 증가하였음) 처음 학교에 입학한 후 3년 동안은 기존의 영어를 사용했던 아동들에게 프랑스어만을 가르치며, 3년 후에는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점진적으로 영어로 수업을 전환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다른 어떤 언어 교육방법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이들은 프랑스어를 자연스럽게 유창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더 나아가서 유사한 능력을 보유한 통제 집단의 아동들과 비교할 때, 영어 유창성에 아무런 손상이 없으며, 적성검사와 수학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프랑스계 캐나다 문화도 더 잘 이해합니다.
따라서 영어를 사용하는 캐나다인들에게 있어서 프랑스어를 교육신킨 후에 이중언어 교육을 시키는 것이 우수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언어적 소수에 해당하는 아동에게 이중언어 교육을 시키는 것도 마찬가지로 이런 보상을 가져다줄까요? 이 질문에 대해 오직 영어만을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회의적으로 말합니다. 이들은 이중언어 교육은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과적이며 영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하는 아동들이 영어기반 문화에 동화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연구자들은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절반의 수업에서는 영어 사용 아동들과 함께 영어로 공부를 하고 절반의 수업에서는 모국어로 공부하는 '양방향' 학교에 다니는 아동들이 영어로만 수업하는 학교에 다니는 비영어권 아동들보다 더 높은 자존감을 발달시킨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양방향 학교에 다니는 아동들이 퇴학률도 낮고 궁극적으로 보다 높은 학업성취를 이루고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합니다. 우리가 청각장애이든 아니든지 간에 언어로 인해 경험이 변화됩니다. 언어는 우리를 과거와 미래로 연결시켜 주고, 우리의 상상력에 에너지를 공급해 줍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언어를 통해 연계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