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인간처럼 사고하고 언어를 사용하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동물의 사고능력
동물, 특히 유인원들은 주목할 만한 사고능력을 보여 줍니다. 예컨대 이들은 개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원숭이에게 고양이와 개를 분류하는 것을 학습시키고 난 후 이 원숭이들에게 새로운 고양이 이미지를 보여주면 이에 대한 반응으로 두뇌 전두엽의 특정 뉴런들이 흥분하고, 새로운 개 이미지에는 다른 뉴런들이 흥분합니다.
또 다른 동물의 사고능력의 예로, 비둘기는 사물들을 유사성에 따라서 분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자동차, 고양이, 의자, 그리고 꽃의 사진을 보여 주면, 비둘기는 이들을 쉽게 학습합니다. 이전에 본 적이 없는 의자의 사진을 보여 주면, 비둘기는 신기하게도 '의자'를 나타내는 원판을 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볼프강 쾰러의 연구
심리학자 볼프강 쾰러는 인간만이 통찰을 보여 주는 유일한 생명체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아프리카 해안에서 떨어져 있는 한 섬에서 침팬지를 연구하였습니다. 우리 속에 갇혀 있는 술탄이라는 이름의 침팬지를 대상으로 수행한 실험에서 쾰러는 우리 속에서 손이 닿는 곳에는 짧은 막대기를 두고, 손이 닿지 않는 곳에는 긴 막대와 과일을 놓아두었습니다. 술탄은 짧은 막대를 자세히 살펴보고 그 막대기를 가지고 과일을 끌어오려고 여러 번 시도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막대는 과일을 끌어오기에는 너무 짧았습니다. 여러 번 실패를 거듭한 후에, 술탄은 그 막대를 버리고는 잠시 상황을 살펴보았습니다. 조금 후에 갑자기 무엇인가를 깨달은 것처럼 벌떡 일어나서는 짧은 막대를 다시 쥐고 긴 막대를 끌어왔습니다. 그 후에 긴 막대로 교체하고 긴 막대를 이용하여 과일을 끌어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쾰러는 이러한 술탄의 행위가 동물의 사고능력을 나타내는 것이며, 학습에는 조건형성 이상의 것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숲에 사는 침팬지들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도구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적당한 나뭇가지나 돌멩이를 망치처럼 사용하여 견과류를 깨어 먹습니다. 또한 갈대나 가지를 꺾어서 잔가지와 나뭇잎을 떼어내고는 흰개미 집으로 가져가서 집어넣고 흰개미들이 붙어있을 때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끄집어내어 먹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구멍을 뚫기 위해 단단한 막대를 낚시를 하기 위해선 가볍고 잘 휘어지는 막대를 각기 다른 목적을 위한 도구로 선택하기도 합니다. 침팬지의 익숙한 흰개미 낚시를 흉내 내보려고 시도하였던 한 인류학자는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집단 차이
연구자들은 침팬지의 도구 사용, 몸단장, 그리고 구애행동과 관련된 적어도 39가지의 집단적 관행을 찾아냈습니다. 한 집단은 막대에 붙은 흰개미를 곧바로 후루룩 훑어 먹는 반면, 다른 집단은 한 마리씩 떼어내어 먹습니다. 한 집단은 견과류를 돌망치로 깨뜨리는 반면, 다른 집단은 나무망치로 깨뜨립니다. 이러한 집단 차이는 서로 다른 언어와 사냥 스타일과 함께, 침팬지 일반에 보편적인 것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문화적 다양성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침팬지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관행을 만들어 동료들과 후손들에게 전달합니다. 오랑우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호주의 돌고래 집단도 그렇게 하는데, 이들은 해면을 뜯어내서 물고기 사냥을 위해 깊은 바다를 뒤질 때 주둥이에 붙이는 것을 학습한 것입니다.
만일 영장류가 개념을 형성하고, 통찰을 보이며, 도구를 사용하고 문화를 전달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다니엘 포비넬리와 제시 베링(2002)은 침팬지와 사람은 다르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사람은 자신에게 음식을 가져다줄 사람을 선택할 때, 음식을 숨기는 사람을 본다면 그 사람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침팬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또한 침팬지와 오랑우탄이 거울을 가지고 자신을 관찰할 수 있으며, 이때 연구자가 그들의 얼굴에 반점을 찍어놓으면 그들은 그 반점을 만질 수 있습니다. 돌고래도 마찬가지로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몸에 찍혀 있는 잉크반점을 관찰할 수가 있었습니다.
침팬지와 비비원숭이가 속임수를 사용하는 것도 관찰되었습니다. 어린 비비원숭이는 다른 경쟁적인 비비원숭이를 먹이로부터 멀리 쫓아내기 위한 책략으로 공격받는 것처럼 위장하여 어미 비비원숭이가 다른 비비원숭이를 공격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찰들을 통해 영장류가 자기의 지각능력과 상대의 지각을 이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할 수 있을까요? 많은 연구자들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토머스 수텐도르프와 앤드류 화이튼(2001)은 유인원들의 추리능력, 자기 지각 능력, 공감능력, 모방능력, 그리고 상대 마음의 이해 능력들을 취합하여 연구한 후에, 이들의 지적 성취도가 '2세 아동'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추정하였습니다.
동물의 언어
동물이 언어를 갖고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동물의 언어를 밝히기 위해 베르빗 원숭이를 관찰한 결과, 베르빗 원숭이는 서로 다른 포식자에 대해 서로 다른 경고음을 냅니다. 표범에 대해서는 짖는 소리, 독수리에 대해서는 기침소리, 그리고 뱀에 대해서는 소란스러운 소리를 냅니다. 표범 경고음을 들은 다른 베르빗 원숭이들은 가까운 나무로 올라갑니다. 독수리 경고음을 들으면, 덤불 속으로 뛰어듭니다. 뱀 경고음을 들으면 일어서서 바닥을 훑어봅니다. 고래도 클릭 소리와 구슬픈 소리를 가지고 의사소통합니다. 꿀벌은 다른 꿀벌에게 먹이원의 방향과 거리를 알려주는 춤을 춥니다.
리코의 연구
리코라는 이름을 가진 보더 콜리종의 개가 있는데, 이 개는 200개의 사물의 이름을 알고 있으며 주인이 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물어올 수가 있습니다. 독일 라이프치히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심리학자 팀은 만일 리코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의 새로운 장난감을 물어오라고 요구하면, 친숙한 사물 집합에서 새로운 사물을 물어온다고 보고합니다(2004).
그리고 4주가 지난 후에 만일 그 물건을 다른 새로운 물건과 친숙한 물건들로 섞어 놓고, 새로운 단어를 다시 한번 들려주면 리코는 바로 그 물건을 다시 물어옵니다. 이러한 결과는 말할 것도 없이 동물의 이해와 의사소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동물의 언어일까요?
침팬지의 수화
인간만이 유일하게 언어를 사용하는 종이라는 주장에 가장 강력하게 도전장을 내미는 사례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유인원의 보고에서 볼 수 있습니다. 유전학적으로 인간에 가장 가까운 친척은 침팬지이며, 침팬지의 가장 가까운 친척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우리 인간입니다. 미국 네바다 대학교 심리학자인 알렌 가드너와 베아트릭스 가드너(1969)는 침팬지가 몇 개의 단어 이상을 발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워슈라는 이름의 침팬지에게 수화를 가르치기 시작하였습니다. 4년 후에 워슈는 132개의 수화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32세에는 181개 수화의 어휘를 알고 있었습니다. 가드너 부부의 노력이 성공하였다는 발표는 엄청난 과학적 관심과 일반 대중의 흥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청각장애 부모에게서 신호를 배웠던 한 '뉴욕 타임스' 기자는 워슈를 방문하고는 "갑자기 나는 다른 종의 동물과 나의 모국어로 대화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라고 경탄하였습니다.